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몹쓸교육학(19) 내책쓰기


내이제 / 당신은 나를 악마라고 상상해보라. 나는 당신을 파괴하려고 한다. 당신은 엄마다. 당신을 나쁜 엄마, 실패한 엄마로 만드는 것이 나의 임무라고 해보자. 어떻게 하면 당신을 철저하게 망가뜨릴 수 있을까? 정말 쉬운 방법을 찾았다. 교육을 물고 늘어지면 당신을 쉽게 타락시킬 수 있다. 교육만큼 당신을 쉽게 움직이는 힘을 가진 것이 있나? 교육문제로 당신을 괴롭히면 당신을 쉽게 나쁜 엄마로 만들 수 있다.

ㄱ) 당신에게 불안을 심는다 : 당신 마음 깊숙이 불안을 심는다. 그러면 당신은 나의 말대로 움직이게 되어있다. 당신은 내 말을 듣지 않을 수 없다. 나는 당신에게 명령하지 않아도 된다. 당신은 불안을 이기지 못해 스스로 행동할테니까. 어떤 불안을 당신에게 심어야 할까? 당신이 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당신이 아이 교육에 제대로 신경쓰지 않으면, 당신은 나쁜 엄마가 된다는 불안감을 당신에게 주입한다. 당신은 적어도 아이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불안감에 시달릴 것이다. 그러면 당신은 결국 내가 하는 말을 듣게 되어 있다.

ㄴ) 당신이 교육에 많은 돈을 쓰도록 만든다 : 금융컨설팅을 하는 후배가 있다. 후배는 어떤 고객을 만났다. 고객은 사교육비로 엄청난 돈을 쓴다. 문제는 그가 노후자금까지 사교육비로 쓴다는 것이다. 노후자금을 저축하지 않고 사교육비를 무리하게 지출한다면, 그것은 결국 노후자금까지 사교육비에 쏟아붓는 짓이 된다. 재미있게도 어떤 엄마도 그렇게 사교육비를 지출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사교육을 하다보니 이상하게 그렇게 된다고 고백하는 엄마가 많다. 하여간 당신이 무리하게 지출하게 만들면 당신은 쉽게 망가진다. 가정경제에 위기가 오지 않더라도 당신과 아이의 관계는 서서히 나빠질 것이다. 사교육을 많이 하다보니 당신이 아이를 만날 시간이 없다. 아이가 너무 바쁘니까. 무리한 사교육은 아이의 학습욕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혹시 아이 성적이 떨어지면, 당신은 아이를 탓할지 모른다. 아니면, 당신은 다시 사교육에 의지할 것이다. 다음에 성적을 올리기 위해 다시 사교육비를 쓸 것이다. 이렇게 당신은 사교육비를 많이 쓸수록 아이와 점점 멀어질 것이다.

ㄷ) 당신에게 환상을 불어넣는다. 아이가 좋은 학교에 진학하면, 당신은 좋은 엄마가 된다. 이런 환상을 당신에게 주입한다. 당신은 지금 힘들어도 열심히 아이 교육에 신경쓸 것이다. 아이가 잘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신도 좋은 엄마가 되고 싶으니까. 아이가 좋은 학교에 진학하면, 아이도 좋고, 엄마도 좋다. 그렇지 않나? 당신은 이런 환상을 품고 열심히 교육에 매진할 것이다. 아이가 잘되야 나도 잘된다. 아이와 당신은 운명공동체를 이뤘다! 멋지다! 이 환상만 불어넣는다면, 당신은 나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다.

ㄹ) 교육전문가를 매수한다. : 나는 교육전문가를 매수할 것이다. 교육전문가는 교육여론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 그만큼 당신같은 엄마는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나는 교육전문가가 계속 다른 대안을 없다고 속삭이게 만들 것이다. 내가 당신을 불안하게 하고 환상을 심어줬다고 하자. 그래서 당신은 나의 뜻대로 움직이고 느낀다. (나는 결국 당신을 파괴할 것이다.) 하지만 당신은 문득 느낄 것이다. 내가 이렇게 살아도 되나? 과연 나는 바람직한 삶을 살고 있나? 아니면 꼭두각시처럼 사나? 혹시 다른 길이 없을까? 당신은 내가 심어둔 불안과 환상을 이기고 다른 길을 찾을지 모른다. 이런 가능성을 막기 위해서 전문가를 매수해야 한다. 당신 같은 엄마는 전문가에게 매우 약하다. 교육전문가가 교육미래를 말하고, 현재 교육을 논평하면, 당신은 예언가의 목소리를 듣는 사람처럼 반응한다. 나는 교육전문가가 이렇게 말하도록 할 것이다. "다른 대안은 없다." 대안이 있다 해도 당신이 정말 대안을 선택하기 어렵다. 대안을 선택하는 사람은 소수이다. 당신은 다수에 속한다... 대안을 추구해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아무도 장담 못한다. 당신은 그렇게 위험한 짓을 하겠나? 그것도 아이 교육이 달린 문제인데. 이렇게 전문가가 말하면, 당신은 꼼짝없이 걸려들 것이다. 그래..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뭐 있겠어. 지금 교육에 충실하고 아이가 좋은 학교에 가길 바래야지. 당신은 스스로 대안을 포기하고 다시 내가 놓은 덫에 안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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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정말 만족하기 힘든 시대에 산다. 우리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는 사람이 참 많다. 그리고 그런 사람의 말을 쉽게 들을 수 있다. 인터넷이란 놀라운 매체를 통해 우리는 미리 질문할 수 있다. 내가 이런 일을 하려고 합니다. 미리 해본 분은 조언해주세요. 그러면 이런 저런 사람이 말을 한다. 이것도 부담스럽다면, 검색창에 질문을 써보자. 당신이 기대하지 않았던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예전에 주위에 있는 교회를 검색해봤다. 그 교회에 가볼까... 그런 생각을 했다. 그런데 정말 끔찍한 기사를 보고 말았다. 그 교회에서 식칼 부림이 일어났다. 그것도 신문에 나버렸다. 그러니 검색사이트에서 금방 검색이 되고 말았다. 그 교회이름으로 검색하면 식칼 부림 기사가 먼저 뜬다고 생각해보라. 얼마나 끔찍한지.

이제 이런 일은 자주 일어난다. 그래서 우리는 어떤 일을 하기 전에 의심부터 한다. 혹시 숨은 비밀이 있지 않을까? 끔찍한 사건이 숨어있지 않을까? 물건을 살 때도, 교육 서비스를 구매할 때도 우리는 먼저 "정신없이" 검색부터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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